어머니 대화.. 2024. 3. 25. 나는 평생동안 당신과 싸웠다.. 그리고 거의 늘 당신에게 이겼다.. 어떤 변명을 해서라도 지고 싶지 않았다.. 어느 날.. 내가 말도 안되는 논리를 들이밀었을 때.. 당신이 내게 지는 것을 보고서야 알았다.. 당신에게는 나를 이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그저 더 좋은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고.. 내 인생에 바른 방향을 가리켜 주고 싶었고.. 어쩌면 그냥 나와 대화하고 싶어했다는 것을.. 내 남은 평생에.. 당신처럼 나와 대화해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런 보물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스산하다.. 2007. 2. 7. 불광동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심장재단에서 거주 확인 요청이 왔다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니.. 기억 속에서 지우고 살았던 그 동네에서의 기억들이 되살아나버렸다.. 어머니와 동네 마트에 시장보러 다니던 길.. 넉넉하지 못해 웬만하면 안사고.. 사게 되면 싼 걸로 골라사서 들어오던 길.. 어머니 보조를 맞추느라 쉬엄쉬엄 오르던 낮은 언덕길.. 친구들과 먹던 샤브 칼국수가 맛있어.. 어머니 모시고 같이 먹었던 동네 칼국수집.. 12월이면 대출받을 수 있으니.. 대출 받아서 이사가겠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 여유로와 질수록.. 기억이 잊혀질수록.. 그리움은 커진다.. 어머니 사망신고와 이러저러한 서류들 정리하러 돌아다니던 그 해 겨울이.. 무척이나 스산했던 기억이 난다.. 쓸쓸하다.. 2006. 10. 26. 요즘들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그냥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도.. 피곤해서 누워 있다가도 문득문득 생각난다.. 그리고 1년이 가까와 오는 지금에야..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곤 한다.. 10개월이 지나도록 충격 속에 어리둥절해 있던 걸까.. 언젠가 하늘나라에 가면 어머니를 볼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사후세계에 대해서는.. 예수쟁이면 당연히 천국을 믿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예수쟁이면서도 그런 것에 그리 관심이 없다.. 물론 잘 알지도 못하고..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은 죽은 후 세상에 무척 관심이 있겠지만.. 그리고 천국 간다는 말에 혹해서 교회에 나올지 모르지만.. 예수님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어쩌면 나 같이 죽은 후 세상에 별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 엄니 생각.. 2006. 9. 13. 시간이 점점 흘러가나보다..전엔 어머니 돌아가신 모습만 생각이 나서두려운 마음에..생각하지 않으려 했는데..요즘엔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 계신 때가 생각난다.. 어제는..어머니 회복하고 계신 크리스마스 이브에..호텔에서 노래하고 맛난 거 먹은 것이 죄스러워서 울었다..죄스러웠다기 보다.. 아쉬웠다.. 그 시간에.. 어머니랑 맛난 거 먹었음 더 좋았을텐데..수술 후에도 혹시 수술한 데 더 안좋을까봐 맛난 거 사가지도 않고..남들은 알아서 다 먹는다던데..암튼.. 시간이 더 지나면..좋은 기억들도 떠오를 때가 오겠지.. 어이 칭구~ 2006. 9. 8. ^^..........돈은 아직 못 벌고 있지만......그래도 나름대로 이리 저리 ....할일 많아서 ....그래도 다행인 .........미래의 너의 구세주가.....보낼게 있어서 메일을 보낸다. 아무도...사진을 찍지 않았을거 같아서......분위기 아닌거 알면서도...기냥 찍었다.그날.......지쳐 자고 있는 니 모습이...어찌나 가엽던지...... 그런데...........사실.............요즘이...더...가여워 보이는건..........왠지....^^힘내라는.......말은........별 의미 없는거 같다..... 그리고........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기운내라는 것도.............나처럼.............휼륭하고 겸손한 사람들에게나..... 꿈.. 2006. 6. 20. 꿈에 어머니가 나왔어.. 꿈 속에서도 돌아가신 걸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살아계신지는 생각도 못한채 그냥 좋았어.. 그런데.. 어머니가 쓰러지셨고.. 난 어머니가 곧 돌아가실 거란 걸 느꼈지.. 그래서.. 어머니를 안고 말했어.. 어머니 돌아가시던 날 아침에 돌아가신 어머니께 하던 말.. 엄마 떄문에 내 삶이 행복했어.. 고마와요.. 엄마.. 지금 있는 이런 좋은 집에.. 엄마와 함께 있지 못하는 것이 죄송스럽다.. 일찍.. 2006. 2. 22. 이사오고 나서 출퇴근이 편해졌다.. 하루 2시간 이상 버는 느낌.. 교회도 가까와지고.. 한 주에 10시간 이상 여유가 생긴게야.. 아침에 느즈막이 나가면 꼭 엄니 생각이 난다.. 좀 더 일찍 이사왔으면 좋았을걸.. 그렇게 교회까지 오가느라고.. 손녀들 보러 다니느라고 매 주 열 몇 시간씩 버리지 않아도 됐을걸.. 하긴.. 어머니 덕에 이리 이사 온 것이라고 생각하자.. 문자.. 2006. 2. 4. 문자가 꽉차서.. 오래동안 머뭇거리던 일을 했다.. 문자 지우기.. 어머니 수술하는 날 기도해달라고 보낸 문자.. 수술이 길어져서 불안해하며 보낸 문자.. 수술 끝났다고 더 기도해달라고 보낸 문자.. 퇴원한다고 좋아하며 보낸 문자.. 돌아가신 날 아침에 울먹이며 보낸 문자.. 내 문자질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도해주고.. 힘주고.. 위로해주었다.. 그것들 하나하나 지우면서.. 매 순간 내 마음이 다시 생각나버린걸.. 오늘도 울어버렸다.. 아직 어머니가 천국에서 평안하실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아서인지.. 그저 보고 싶어서.. 외로와서인지..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