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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고 싶다


                                             너를 만나고 싶다

                                                                         김재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는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 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다가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 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는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어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을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아닌 이상
온전히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대로 내가 그 정도로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아마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어쩌면.. 그런 사람은..
'만나는 것'이 아니고 '되어지는 것'이 아닐까?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란,
어느 순간 딱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함께 부딪치고 뒹굴다 보면 그런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서로에게 그러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그런 사람이 되어져 가는데 필요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를 이해하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 만큼이나..
누군가가 그를 이해해 주는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 역시 행복한 일임이 분명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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